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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까칠하고 뒤끝 있는 연출가 후배로부터 공연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작품은 이기호 작가의 소설 <사과는 잘해요>를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 이기호 작가는 위 소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여기저기 초청되어 강연회도 허다하게 진행했기 때문에 그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것..
그는 호(號)가 많은 서예가다. 동재(東齋)를 비롯해 연당(然堂), 팔음산방(八音山房), 백화산방(白華山房) 등 다양한 아호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많은 호들 중 스승으로부터 받은 호는 하나도 없고 모두가 자신이 직접 지은 것들이다. 이름도 아명(兒名) 성근(聖根)과 열다섯 살 이후 사용..
지휘자 윤학원을 언급할 때마다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한국합창계의 대부’ 혹은 ‘한국합창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전설적 지휘자’ 등등이다. 6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오로지 합창과 지휘라는 음악가로서의 한 길만 걸어온 그에게는 당연한 헌사이자 수식어일 것이다...
마음이 팍팍해진 것 같아 로맨스 영화를 몰아서 봤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 ‘로맨틱 홀리데이’,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13 Going On 30)’, ‘Two weeks choice’, ‘내 사랑(Maudie, My Love)’, ‘About time’, ‘이브의 크리스마스’ 등등. 물론 이 영화들 중..
본디 분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현실의 예술가에게 있어 삶(생활)과 예술 사이의 긴장은 숙명적일 수밖에 없다. 둘 중 어느 것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가에 따라 예술의 성격과 미적 성취의 결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삶에 지나치게 비중을 둘 경우 그의 예술은 비루해지거나 상..
명인의 기예에 기댄, 다소 느슨한 기획과 안이한 구성. 풍물은 그 자체로 신명나는 공연이었지만 준비한 후배들의 노고로 공연의 품격을 인정하기엔 그 맛이 매우 서운했다. 트라이보울 주변에 부는 가을바람이 오히려 상쾌했다.
오래 전 MBC에서 방영한 사극 <조선왕조5백년> ‘설중매’ 편에서 칠삭둥이 한명회를 연기한 작은 체구의 한 배우를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당시 시청자들은 마치 역사 속 실재 한명회가 현현(顯現)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극중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한때 매체와 비평을 독점하고 있던 서울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판도 속에서 인천은 문화예술의 척박한 변방으로 인식되기 일쑤였다. 마치 실력이 출중한 예술가들만이 서울의 문화권력의 자장(磁場) 안에 편입될 수 있었고 그렇지 않은 예술가들만 고향을 지킨다는 말도 안 되는 변방 ..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젊은이들이 BTS와 같은 아이돌에 열광하듯이 중장년층에게는 송가인이 그야말로 아이돌인 셈이다. 그녀만 나오면 프로그램의 종류와 상관없이 시청률도 고공행진을 한다. 사랑스런 외모에 탁월한 가창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8년간의 무명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