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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오늘은 홀로 사무실을 지켰다. 두 명의 선배는 모두 출장 중. 비는 종일 내리고, 흐르는 물 위를 바람에 떨어진 꽃들은 둥둥 떠다니고, 청사 복도에는 젖은 우산들이 버섯처럼 피어 있었다. 비서실에 들러 카누 커피를 얻었다. 은영 주무관이 환하게 웃으며 "또 필요한 거 없어요?" 하고 물었다. 그 물음에 담긴 호의가 고마웠다. 휴가에서 돌아온 모 주무관도 "4.16 추모제 원고 잘 받았어요" 하며 일어나서 꾸벅 인사했다. 비서실장은 파티션 아래로 고개를 숙인 채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지난주 교육감의 콜럼비아 출장을 수행하고 돌아온 박 비서도 역시 통화 중이었다. 모두가 빗물처럼 부산했다.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혼자 먹었다. 현미밥에 돼지고기 짜장볶음, 샐러드, 백김치, 총각김치, 달걀 게살국, 거봉 ..
일상
2025. 4. 14. 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