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5/04/10 (1)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비가 잠깐 왔으나 이내 그쳤다. 시인의 방에도 봄은 왔는데, 정작 있어야 할 시는 없었다. 시가 없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한때는 내란에 준하는 극단적 정치 상황과 윤의 몰염치한 행보가 내 문학적 게으름의 원인이라고 자기 세뇌했는데, 사실 그건 치사한 변명일 뿐이었다. 그래도 봄은 왔고 꽃은 피었다. 비와 바람이 꽃송이를 떨어뜨려도 연일 꽃들은 팝콘처럼 터졌다. 그리고 아직도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윤은 용산 집무실을 나와 사저로 돌아갔다. 그 과정에서 다시 또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긴 했지만, 그래서 더욱 한심하고 코미디 같았다. 마지막까지 팔푼이 짓을 하다니, 그런 점에서는 일관성 있는 사람이다. 저런 팔푼이가 나라를 대표했다니, 국가의 품격은 지금 만신창이가 되었다. 빨리 감옥으로 보내는 게 ..
일상
2025. 4. 10. 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