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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오전에 잠깐 빗방울 떨어졌다. 빗방울은 눈송이로 바뀌어 풀풀 날리다 이내 그쳤다. 바람은 오늘도 싱싱 불었고 기온도 어제처럼 낮아 반소매 차림으로 테라스에 나갔을 때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서늘했다. 그러나 현실 정치와 피폐한 민생, 시대가 강제한 집단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이 정도의 서늘함은 아무것도 아니다. 조변석개하는 날씨나 봄날 같지 않은 날씨도 모두 시절의 상징 같다. 그러나 흐린 하늘, 시나브로 엷어지는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해를 보며 생각했다. 더는 현실에 얽매여 갈팡질팡하거나 현실을 등진 채 몽매한 우민(愚民)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그러자 괜스레 마음이 넉넉해졌다.가끔 습관처럼 “흐르는 물처럼 살 거야”라고 말하곤 했는데, 사실 나는 흐르는 물처럼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한..
일상
2025. 3. 30. 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