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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휴일 오후, 무료함을 질겅질겅 씹으며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 후배 은준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주안 제일시장 안에 가성비 끝내주는 갈빗집을 발견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어차피 저녁은 먹어야 하고, 집에는 딱히 먹을 만한 반찬도 없어서 그의 너스레를 믿고 일단 갈빗집에 가보기로 했다. 6시, 시민공원역에서 은준을 만나 지하도를 통해 제일시장까지 걸어갔다. 지하도가 끝나는 곳에서 출구로 나가니 바로 시장 입구였다. 제일시장은 오래전 노동운동하던 시절, 단체 사무실이 근처에 있어서 동료들과 식사하고 술 마시러 자주 들렀던 곳이다. 그러나 이후 활동 무대가 부평과 구월동으로 바뀌고 집도 만수 3지구여서 제일시장에 들를 일이 거의 없었다. 곱창볶음과 순댓국이 먹고 싶을 때는 대개 집에서 가까운 모래내..
일상
2025. 3. 16. 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