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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춘래불사춘, 올봄을 일컫는 말로 이보다 적합한 말이 있을까. 기왕에 봄은 왔지만, 봄이 오는 길에 우울도 함께 왔는지 나의 봄은 온통 우울하다. 내 안도 바깥도 온통 우울한데, 혹시 내 우울과 당신의 우울이 만날까 두렵다. 늦은 밤, 카페 ‘산’ 대표인 후배 성식이 전화해서는 “형, 우린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야. 아니에요?” 하고 묻고는 뭔가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늘어놨는데 졸려서 무슨 말을 했는지 잘 생각나진 않는다. 다만 “조만간 밥 먹어요. 제가 살게요”라는 말은 또렷하게 기억난다. 할 말을 마친 성식은 “형, 이제 혁재 바꿔줄게요” 하며 혁재에게 전화를 넘겼다. 그는 약간 취한 목소리였고, 로미 씨도 함께였다. 어머니의 안부부터 물었더니 “괜찮아요. 아직은” 했는데, '아직은'이라니? 사실 그건 ..
일상
2025. 3. 27.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