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5/03/26 (1)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서너 달의 대립과 갈등, 욕설과 저주, 분노와 슬픔이 난무하는 현실이 나의 일상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내 심약한 영혼은 구겨진 휴지처럼 엉망진창이 되었다. 책을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사람을 만나도 반갑지가 않다. 한동안 물러갔던 불면이 다시 찾아왔다. 조지 오웰의 얼굴이 자주 떠올랐다. 소설 『동물농장』속의 돼지 나폴레옹이 현실의 '악마들'과 자꾸 겹쳐 보였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렸다. 그 ‘악마들’에 의해 시작된 짐승의 시간이 시나브로 우리 삶의 소중한 모든 걸 잠식하고 있을 때, 강산조차 울었다.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붕괴하고 공직자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는 현실 속에서 실화(失火)에 의한 산불은 우리 산천을 집어삼키고 있다. 마치 악마가 내뿜는 지옥불처럼 수십 명..
일상
2025. 3. 26. 2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