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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그저께부터 우리 집에서 머물던 큰누나는 밤일을 마치고 집에 들른 작은누나와 다투고 “내가 있으면 모든 사람이 불편해지나 봐”라며 돌아갔다. “그럼, 택시나 잡아 줘” 하는 큰누나에게 작은누나는 “어플 깐 다음 택시 부르면 되잖아. 애야? 그것도 못해?” 하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큰누나는 얼굴이 빨개져 현관을 나갔다. 나는 가만히 있었다. 누나들, 특히 큰누나는 당분간 내 집에 들르지 않을 것이다. 어릴 때 우리는 서로의 몸이 닿는 게 두려워서가 아니라, 닿지 않는 게 더 두려워서 안절부절못했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사소한 다툼으로 마치 낯선 타인들처럼 돌아서고 후회한다. 현실적인 작은누나와 공주처럼 보호받고 싶어 하는 큰누나가 부딪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두 사람은 다툰 후의 어색함을 오래..
일상
2025. 3. 19. 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