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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월요일이면 늘 지난밤까지 동료들의 귓가에 도달한 온갖 비어(蜚語)와 유언(流言)들이 사무실 바닥에서 생선처럼 펄떡거린다. 각각이 물어본 유언들과 모두가 공통으로 확인한 비어들은 그렇게 펄떡거리다 책상 서랍이나 책꽂이, 서류 파일 사이로 슬쩍 스며든다. 그것들은 은밀하게 숨은 채 다시 호명되기를 호시탐탐 기다리다 하루 이틀 사이에 몇 개의 새로운 사실이 보태지면 다시 사람들의 대화 속으로 소환될 것이다. 소문 속에서 파렴치한 정적은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고 있었다. 정적의 명멸에 따라 우군의 표정도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희한한 것은, 우리 쪽 사람들은 패배를 말하면서 불안해했고, 승리를 말하면서는 더욱 불안해했다. 침묵과 기다림이 길어지자, 패배든 승리든 빨리 이 숨 막히는 카드를 오픈하고 싶은 마음이 불..
일상
2025. 3. 31. 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