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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아침 10시 30분쯤, 큰누나의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너무 어지러워서 쓰러질 것 같으니, 우리 집에 와 있으면 안 되겠느냐는 전화였다. 작은누나에게 먼저 전화했는데 안 받았던 모양이다. 물론 안 될 거야 뭐가 있겠는가. 그저 불편할 뿐이지. 나는 “오세요. 모시러 갈 수는 없으니, 누나가 혼자 오셔야 해요”라고 다소 무뚝뚝하게 전화를 받았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오늘처럼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전화를 해서 막상 병원에 모시고 가면 체한 것 같다면서 소화제를 처방하고 링거 한 병 놔주는 게 다였다. 울 엄마는 아흔 넘게 사시면서도 배 아프다고 병원 가자는 말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내가 병원 가자고 하면 "이깟 체증으로 무슨 병원이야. 바늘로 따고 죽 먹고 쉬다 보면 낫는다..
일상
2025. 3. 17.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