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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종일 비 내렸다. 전날 혁재와 마신 술로 취한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체했다. 새벽에 속이 메슥거려 잠을 설쳤다. 기시감대로라면 속이 편해지는 가장 빠른 길은 구토를 해서 위장에 머물러 있는 신물을 뱉어내는 것이다. 저절로 구토가 나올 때도 있지만 직접 손가락을 넣어 구토를 유발할 때도 있다. 오늘이 그런 경우였다. 생각해 보니 어제 혁재 작업실에서는 한산소곡주와 소주를 마셨고 임기성의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소맥을 마셨으며 간석동 카페 ‘산’에서는 혁재와 막걸리를 마셨다. 네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신 것이다. 더구나 어제는 아침에 달걀 한 개와 방울토마토 서너 개를 먹고 사무실에 나왔고 점심에도 밥 대신 과자들로 끼니를 대신한 터였다. 그런 상태에서 네 종류의 술을 섞어 마셨으니, 속이 편할 리 없다...
일상
2025. 4. 19.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