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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오척 단신 내 친구 김○용의 발은 너무도 작아 진열장에 코를 내민 그 어떤 구두도 맞질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늘 불편해 보이는 친구의 걸음걸이 편한 걸음을 위해선 솜을 넣어 신거나 맞춤구두집에서 맞춰야 한다. 구두의 여백만큼 불편하게 걷는 세상.... 언제나 친구와 세상 사이에는 운명같은 여..
친구들...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나요. 피부로 느끼고 있는 지극히 구체적 폭염 속에서 아직 오지도 않은 가을을 얘기하니 아직은 실감이 나질 않나요? 신문도 재미없고, 뉴스도 재미없고.....이러다..... 사는 것마저 재미없어지면 어떡하나 뜬금 없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하늘을 보면, 햇살이 말을 ..
한 블로그 친구의 부탁을 받고, 오래전에 읽었던 에 대한 '감상'을 올려봅니다. 신경숙의 소설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문체도 내용도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확실한 '감염력'이 있는데, 그 감염력(흡입력 혹은 매력)의 정체를 "인간 존재가 숙명적으로 가지는 '결핍'을 향한 간절한 발신음"에서 찾은 김훈 선생의 견해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숙명적 결핍'의 존재들인 인간들 사이의 교감이, 그녀가 쓰는 소설의 내용과 형식을 지탱해 주는 주된 줄기라는 것이다. 따라서 를 유전자 속에 이미 가지고 있는 독자들은(인간인 이상 이건 숙명이다.) 그녀의 소설에 '숙명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고, 거기서 정서적 동질감들이 만들어지며, 결국 그녀의 소설에 '감염'되고 마는 것이다. 그녀의 첫 장편소설 은 한 ..
빛바랜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나는 상고머리 소년 어머니의 손을 잡고 뒤뜰에 서 있다. 사진찍기가 어색한 나는 잔뜩 굳은 표정. 어머니의 월남치마 그 현란한 꽃무늬가 흑백사진 속에선 드러나지 않는다. 누나의 애인 그 장발(長髮) 총각의 사진기에선 이후로도 여러 장 나의 얼굴이 튀어..
'복날'하면 역시 '삼계탕'이죠? 요건 우리집 삼계탕! 요거는 동네 요리집이 아니라, 제대로 된 유명 요리집 삼계탕...^^ 한방 백숙 애견가들에겐 매우 죄송하지만.. 어쩌겠어요. 우리의 음식 문화인 것을...ㅎㅎㅎ 개고기 수육 복날 음식의 대표주자, 보신탕 개고기 전골 힘이 불꾼불꾼 솟게 하는 '장어구..
활동을 위하여 그는 이름을 바꾸었다. 오직 전진만이 있을 뿐이라며 바꾼 이름 '유진(唯進)', 그러나 정체된 상황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가 이름을 바꾸며 이루려 했던 ○○은 아직도 주변에서 손짓하며 맴을 돌 뿐 그 어떤 확약과 암시도 주지 않았다. 그가 다시 본명을 찾기 위해선 아마도 적잖..
묵은 신문과 책꽂이 위를 머뭇거리던 햇살이 물러가자 이내 한여름 습기 머금은 어둠이 찾아왔다. 엎지러진 커피가 티슈에 스미듯 밀려오는 어둠은 메모판 위 압핀에 꽂힌 메모지들을 지우고, 벽에 걸린 그림 속 인물의 얼굴을 지우고, 몸통을 지우고 곧 윤곽마저 지워버렸다. 잠시 후면 정물처럼 앉..
안녕... 벌써 8월이네. 조동진의 노래 <나뭇잎 사이로>의 가사처럼'계절은 이렇게 쉽게 오가는데, 우린 또 얼마나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지'...그래..만만찮은 여름을힘겹게 헤쳐가고 있는 우리지만...어쩌면우린 또다시, 다른 모양과 내용으로 펼쳐질새로운 계절의 <힘겨움> 속에서더욱 더 고민..
사실..난 동문회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현실이 별 볼일 없거나 전망이 불투명한 인간들이 그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나 더듬고, 자족적인 무용담이나 늘어놓는, 한마디로 시덥잖은 모임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보고싶은 친구들은 늘 곁에 있고, 동문회를 매개로 하지 않아도 술한잔 먹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