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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문득 앨범을 들춰보다 - 두 장의 사진 본문

일상

문득 앨범을 들춰보다 - 두 장의 사진

달빛사랑 2009. 8. 14. 01:35

 

 

빛바랜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나는 상고머리 소년
어머니의 손을 잡고 뒤뜰에 서 있다.
사진찍기가 어색한 나는 잔뜩 굳은 표정.
어머니의 월남치마 그 현란한 꽃무늬가
흑백사진 속에선 드러나지 않는다.
누나의 애인 그 장발(長髮) 총각의 사진기에선
이후로도 여러 장 나의 얼굴이 튀어나왔다.
나는 사진기 앞에 서 줌으로써
누나의 철없던 연애를 중개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


 

                        앨범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현란해지는 컬러...

성인이 된 뒤에 어머니와 찍은 또 한 장의 컬러사진.
익숙한 포즈에 얼굴에는 웃음, 그러나
호기심도 기다림도 없는 사진찍기...
어머니는 더 이상 월남치마를 흩날리지 않는다.
이제는 어머니의 손과 어깨를 나의 팔이 감싸고....
사진 속에서 어머니가 웃는다.

내 어깨쯤에 머리를 기댄 채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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