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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언제부터인가 속이 빤히 읽히는 사람들을 봐도 기분 나쁘지 않게 되었다. 예전에는 이와 같은 유형, 즉 자신의 솔직함 때문이 아니라 의도가 너무 강력해, 돌려 말하려는 생각과는 무관하게 속을 읽히고 마는 미숙한 인간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자주 상대하다 보면 짐짓 모르는 체하며 골려주고 싶은, 고약한 악취미가 생기거나 상대의 말을 의심하는 버릇이 생기기 때문이다.❚오늘 십수 년간 연락이 끊겼던 친구 S에게서 전화가 왔다. 통화 초반에 잠깐 “잘 지냈어?”와 같은, 그야말로 진부한 인사,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한 간 보기용 안부 묻기가 이어지다가 잠시 후 전화를 건 본래의 목적에 해당하는 말이 나왔다. “이번 토요일, 우리 딸이 결혼해”. 그런데 의외였던 건, 속으로 ‘그거였어?’ 하고 생..
일상
2025. 5. 15.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