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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미리 밝혀둡니다. 저는노사모 회원도 아니고, 노무현의 적극적 지지자도 아니었습니다. 16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아래 언급하는 '찌질이들'은 정치에 대한 미련 때문에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어물전 꼴뚜기들에 한정된 이야기임을 밝혀..
시작 벨이 울리고 불이 꺼지면.. 그는 익명(匿名)의 어둠이 가져다주는 안락함으로 의자 깊숙이 몸을 묻는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겉늙은 얼굴, 촌스런 바지, 낡은 구두조차도… 이 편안함을 위해서라면 그는 덩치에 비해 좁은 의자의 불편함과 가끔 구두와 엉덩이에 묻은 껌을 떼 ..
북쪽 하늘이 맑아서(맑다고 하기에) 비옷도 없이 길을 나섰더니,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차가운 비가 내리는구나. 오늘은 차가운 비를 맞았으니 얼어 잘까 하노라. -임제 일명 '한우가'라고도 불리는 임제의 시조. 그런데 임제가 누구인가. 바로 서도병마사로 임명되어 임지로 가는 도중..
묵념 5분 27초 -황지우 이 작품은 제목만 존재할 뿐, 싯구가 보이진 않는 시다. 그렇다면, 시인은 이런 형태의 시를 통해 무엇을 드러내고자 했던 걸까? 그것은 아마도 이 시의 제목이기도 한, 숫자 '5'와 '27'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와 관련될 것이다. 5월 27일... 80년 광주민중항쟁 당시, 시민군의 마지막 배..
어제 하루 종일 내린 비는 오늘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오전 7시쯤 되면서, 빗발이 약해져 이슬비가 되더니, 8시쯤엔 그나마 내리던 비도 완전히 멎고, 하늘이 조금씩 개이는 것 같았다. 조용한 서재에서 컴퓨터를 앞에 놓고, 블로그 친구들의 댓글에 답글을 달고 있을 때,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
가슴 속에 휑하니 구멍이 생긴 것 같다... 해야할 것들은 참 많은데...의욕도 없어지고... 이를 닦으며 바라본 거울 속에서 낯선 사내가 퀭한 눈으로 나를 본다. 여름을 심하게 앓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주의 빛깔처럼 투명한 일상이었으면... 낯익은 영화 배우의 이름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
To sir, with Love Those schoolgirl days of telling tales And biting nails are gone 수다를 떨며 손톱을 깨물던 여학생 시절은 가버렸습니다 But in my mind I know They will still live on and on 그러나 내 마음속에는 그 시절의 추억이 계속 남아있으리라는 것을 알아요 But how do you thank someone Who has taken you from crayons to perfume, 하지만 크..

사랑이었던걸 모르고 만났었다면 / 헤어진 후 느끼게 된다고 / 시간이 흘러서 보고 싶어질 쯤 / 아픔이란 게 찾아오고 알 수 없는 그 어느 날에 그리움이 다가오고 / 돌아가려 해보면 이미 멀어져가는 / 슬픈 얘기가 만들어지고 고마워요 내 마음속에 / 그토록 오랫동안 살아와줘서 / 지쳐가던 시간에 그..
비가 내렸다. 참 예쁘게..예쁘게 비가 내렸다. 소곤소곤 사물과 빗물이 몸과 몸을 맞대며 정겹게 나누는 대화를 듣는 기분... 뭐라 말할 수 없는 푸근함.....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일부러 차를 놓아두고 출근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우산을 쓰고 거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