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5698)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주점 '갈매기의 꿈'에 가면 주문한 안주 말고도 주인 내외의 선한 웃음과 그리움이라는 안주가 함께 나온다. 일상에 지쳐 그곳을 찾은 허다한 손님들이 떨어뜨린 한숨과 아직은 버릴 수 없어 주머니 속에 간직한 깨진 약속과 포기할 수 없는 꿈들, 그리 폼날 것도 없는 우리만의 생활 속 소소한 이야기..
사랑법 그대가 눈길 주는 곳에서는 늘 노래 소리가 들립니다. 무엇이 그대를 그토록 아름답게 하는 것인지.... 그대의 손끝에서 부서지는 마른꽃들처럼 나도 그대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렇듯 부서지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대는 닿을 수 없는 그곳에 늘 그렇게.... .... 그러나 이제는 압니다. 멀리서 ..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내 맘의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난 정말 그 어떤 행동도, 그 어떤 말도 한 적이 없는데... 아니다. 다시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야 할 것 같다. 난 오해받을 만한 행동도, 오해를 유도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난 상대방의 호의를 유도한 적도 없고, 난 상대방의 관심을 요구한 적도 없고, 난 내가 만든 정서의 꽃밭에 사람들을 초대한 적도 ..
라면은 정말 절교하기 힘든 친구(음식)이다. 건강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빠르고 간편함, 맵고 자극적인 맛의 유혹에 번번이 무릎을 꿇고 만다. 그리고... 학생 시절, 라면이 똘똘하고 괜찮은 대한민국의 인재를 여러 명, 생존의 기로에서 살려낸(?)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은혜를 저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Steve Miller Band" "말한 대로 이루어지리라." '아브라카다브라' 외로운 사람, 더 이상 외롭지 않도록, 가난한 사람, 더 이상 가난하지 않도록, '아브라카다브라' 전쟁과 기아와 분단과 대립의 날들이 종식되도록, 반목과 질시와 억누름과 억눌림의 날들이 사라지도록, '아브라카다브라' 사랑받길 원하는 사..
....힌두교도들은 <사부>라고 부르고 수도승들은 <아버지>라고 부르는 삶의 길잡이를 한 사람 선택해야 했다면 나는 틀림없이 조르바를 택했을 것이다...... 주린 영혼을 채우기 위해 오랜 세월 책으로부터 빨아들인 영양분의 질량과 겨우 몇 달 사이에 조르바로부터 느낀 자유의 질량을 돌이켜..
화장실엘 갈 때 뭔가 읽을거리가 준비되어야 맘이 편해지는 오랜 습관이 있다. 오늘 아침 책꽂이에서 나의 손에 선택된 '읽을거리'는 송구하게도 이전부터 존경해 오던 노(老) 대가의 소설집이었다. 박완서, '친절한 복희씨'(2007, 문학과 지성사) (대가의 역작을 화장실에 앉아 펼쳐보는 불경스러움을 ..
아들의 생일을 깜빡 잊었다. 새벽에 들어와 자고 일어나 아침 식탁에 놓인 케이크를 보면서도 "이게 웬 케이크지?" 의아해하다가아차! 9월 9일.. 아들의 17번째 생일...뒤늦게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참담한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아들 이름으로 택배가 도착하고, 전전날 밤에 아들을 봤을 때, 뭔가 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