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짧은 생각 본문
미리 밝혀둡니다. 저는노사모 회원도 아니고, 노무현의 적극적 지지자도 아니었습니다.
16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아래 언급하는 '찌질이들'은 정치에 대한 미련 때문에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어물전 꼴뚜기들에 한정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수많은 '영감님'들은 괜히 도둑이 제 발 저려하듯 하지 말길 바랍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에 대해 혹자는 말합니다.
그의 죽음은 비리 혐의로 몰린 개인이 처절한 고뇌 끝에 내린,
최후의 극단적 선택이라고.... 그러나 그렇게 간단히 정리하기에는
뭔가 자꾸 찜찜한 것이 가슴 속으로부터 치밀어오릅니다.
물론 깨끗해야 할 정치인이 뇌물을 받았다면,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그에 대한 법적인 대가는 반드시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놈의 '법'의 적용인 것인데...
대한민국의 법은 희안하게도 고무줄 같은 탄성이 있어,
귀에 걸면 귀고리가 되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경찰, 검찰, 사법부 판사들은 언제나 권력의 외풍에 스스로 무장해제를
해왔던 것이 한국 현대사가 웅변하는 그들의 비겁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권력의 개'라고 서슴없이 폄훼하곤 했습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찌질한 모습이 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룸살롱에 모여 기수를 강조하며 폭탄주를 마시고 거들먹거리는 것이 그들의
빗나간 선민의식이었습니다.
공안분위기의 연출자이자, 권력자에 대한 아첨꾼이 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해당 공직에서 물러나면 이내 국회의원이 되어,
성희롱, 술집 폭언, 권모술수의 주체로서 정치모리배의 길을 가곤했습니다.
그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귀찮을 정도입니다.
딴나라당에 있는 공안 검사 출신 파렴치한 국회의원을 검색해 보십시오.
이것이 21세 한국의,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의 일그러진 모습입니다. 하여....
난 그들을 증오하고,
그들을 경멸하며,
그들의 후안무치를 비웃습니다.
그저 도서관이나 고시원에서 법전이나 달달 외우며 사회 현실에 눈을 감았던 그들이,
철학의 부재 상태에서 권력의 에스컬레이터에 올랐을 때,
그 인문학적 소양 결핍에 대한 열등감과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치졸한 보상심리는
걷잡을 수 없는 부작용을 양산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자기보다 강한 권력자와 자본가에게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면서도,
유모차를 몰고 나온 촛불집회 참가 주부나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가혹한 처벌을 내리는 그들...
가끔 나는 그들이 경멸스러우면서, 또 한편 연민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런 찌질한 검찰과 사법부를 응징하지 못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슬픔이고,
우리의 한계이고, 우리의 민도임을 쓸쓸하게 확인합니다.
성공한 대통령이든 실패한 대통령이든
(사실 대한민국에선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지만...)
은퇴 후, 서민들과 더불어 막걸리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며, 산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재직시에 저지른 죄업이 많은 사람일수록 행동의 폭은 좁을 수밖에 없었겠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개인 노무현'으로 돌아와서 농민들과 더불어 농사를 짓고,
밀짚모자를 쓰고, 손자를 자전거에 태우고 산책을 하는 최초의 대통령이었습니다.
그의 재직시 공-과와는 관계없이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더구나 자신의 비리에 대해 단 한번도 머리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누군가'와 같은 후안무치의 인물과는 달리,
자신의 잘못(사실 이것도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에 대해 부끄러워한 최초의 인물이었습니다.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정치적 동지와 후원자들을 목숨으로 보위한 최초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선택'의 형식은 최선이 아니었지만...
선택의 기저에 있는 진심과, 선택의 순간에 머리를 스쳤을 고뇌의 치열함은 공감합니다.
노무현 그는 열사도 아니고, 영웅도 아니지만, 이러한 이유로 난 그의 죽음이 안타깝습니다.
더 이상 후진적 정치로 말미암은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아울러 힘없고 빽 없는 사람들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법의 엄격한 적용이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이번 '노통'의 죽음을 계기로 환골탈태하는 검찰과 사법부가 되길 소망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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