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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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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비가 왔고, 날은 봄날처럼 따스했으며 큰누나는 아들 집에 다녀온 후 빚을 준 사람처럼 나와 작은누나에게 밥 먹자고 연락했다. 누나가 만나자고 한 식당은 오늘 쉬는 날이어서 오랜만에 3지구 살던 시절 엄마와 자주 가던 ‘녹각 삼계탕’ 집에 들러 삼계탕을 먹었다. 여전히 맛있었다. 하지만 점심에도 불구하고 손님은 나까지 두 테이블이었다. 오늘 밥 먹다 문득 바라본 큰누나의 얼굴이 유난히 작아 보였다. 요즘에는 거실에서도 잘 자고, 영양 섭취를 위해서 두부와 달걀도 열심히 먹는다고 했다. 마치 칭찬을 염두에 두고 착한 일을 하는 어린아이처럼 누나는 그간의 일상을 죽 풀어놓았다. 그럴 때마다 작은누나는 “좋아, 잘됐어”라든가 “그래, 진작 그렇게 살았으면 얼마나 좋아”라고 맞장구를 쳐주었다. 우리와 헤어..
일상
2024. 12. 2. 2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