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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법무부장관 임명과 관련한 갈등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임명을 지지했던 쪽이나 반대했던 쪽이나 같은 국민이라고 말하기 곤란할 정도로 그악스럽게 대립하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 어느 쪽도 상대의 말을 들으려하거나 설득하고자 하는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 가짜..
조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의 상황이군. 그가 아무리 위대하다고 해도 한 사람의 운명이 나라의 운명과 등치될 수는 없는 법, 그러고 보면 이름 참 잘 지었어. 조국이 조국을 망치고 있다며 각다귀들처럼 달려드는 정치세력들이나 조국이 아니면 안 된다며 조국에 대한 지지를 예의 없이 강..
한 노동자가 고공에서 사활을 건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그것도 대기업 삼성과 말이다. 물론 삼성에서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있으며 정치권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고 있다. 같은 노동자들이나 양심적 시민들만이 그의 고공 농성장 아래서 지지의 노래를 불러주고 연대의 구호를 외쳐 ..
최근 참으로 웃지 못한 코미디가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국개(犬)의원들의 입에서 “민주주의는 죽었다”라든가 “독재타도, 헌법수호”라는 구호가 튀어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무슨 희대의 코미디란 말인가요. 독재나 헌법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모르는..
오늘 11시에 예정된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출관련 기자회견 소식을 접하면서 나름 인천과 문화를 사랑하는 충정으로 몇 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물론 기우(杞憂)이길 바라면서…… 그 동안 진행돼 온 특정 조직의 운영과 관련한 논의의 층위와 강도에 대한 이해 없이 해당 조직에 대한 ..
부끄러운 한국 문학장(場)의 쇄신을 꿈꾸며 문계봉(시인) 며칠 전 인터넷신문인 <뉴스페이퍼>에 실린 한 기사(9월 12일자, ‘300만 원이면 등단할 수 있다고요? 문예창작과 입시생 혼란스럽게 하는 등단 장사 조심’)를 보고 무척이나 우울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수시 모집 원서 접수..
노회찬 선배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괴로워하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진보정치와 서민정치를 위한 그의 고투가 지극했는데, 순정한 양심은 끝내 선배로 하여금 자살을 선택하게 한 것입니다. 얼마나 괴롭고 미안했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
5월 26일, 오후 세 시. 남한의 대통령이 다시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전격적인 만남을 가졌습니다. 1차 정상회담 이후 꼭 한 달만의 일입니다. 미국이 북미회담을 돌연 거부함으로써 모처럼 불붙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희망의 불꽃이 사위는 것이 아닌지 모두가 아쉬움과 불안함에 맘이 ..
4월이 되면 많은 이들이 습관처럼 인용하는 시 구절이 있습니다. T.S Eliot의 ‘황무지’ 중의 한 구절인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기억과 욕망을 뒤섞고/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가 바로 그것이지요. 사실 ‘황무지’라는 시는 그리 단순하게 이해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