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부끄러운 시간들 본문
한 노동자가 고공에서 사활을 건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그것도 대기업 삼성과 말이다. 물론 삼성에서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있으며 정치권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고 있다. 같은 노동자들이나 양심적 시민들만이 그의 고공 농성장 아래서 지지의 노래를 불러주고 연대의 구호를 외쳐 주고 있을 뿐이다. 한 소설가는 이 목숨을 내건 싸움에 대해 무관심한 문인들을 향해 절망한다면 울먹이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자본의 왕국에서는 사람 목숨 하나 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아니다. 기업의 전략 상품보다 하찮게 여겨지는 게 사람 목숨이다. 그들은 노동자의 죽음보다는 생산품의 질과 양과 그것이 가져다 줄 돈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다. 이런 잔인하고 비정한 물신의 세상에서 시를 쓴다는 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의 역할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일까를 오랜만에 다시 고민하는 여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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