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12월은 사랑만 가득하길 (12-2-월, 흐리고 비) 본문
아침에 비가 왔고, 날은 봄날처럼 따스했으며 큰누나는 아들 집에 다녀온 후 빚을 준 사람처럼 나와 작은누나에게 밥 먹자고 연락했다. 누나가 만나자고 한 식당은 오늘 쉬는 날이어서 오랜만에 3지구 살던 시절 엄마와 자주 가던 ‘녹각 삼계탕’ 집에 들러 삼계탕을 먹었다. 여전히 맛있었다. 하지만 점심에도 불구하고 손님은 나까지 두 테이블이었다. 오늘 밥 먹다 문득 바라본 큰누나의 얼굴이 유난히 작아 보였다. 요즘에는 거실에서도 잘 자고, 영양 섭취를 위해서 두부와 달걀도 열심히 먹는다고 했다. 마치 칭찬을 염두에 두고 착한 일을 하는 어린아이처럼 누나는 그간의 일상을 죽 풀어놓았다. 그럴 때마다 작은누나는 “좋아, 잘됐어”라든가 “그래, 진작 그렇게 살았으면 얼마나 좋아”라고 맞장구를 쳐주었다. 우리와 헤어진 후에는 소고기를 사 가야겠다며 마트 쪽으로 걸어갔다.
오후에는 구매한 에이스침대 양면 매트리스가 도착했다. 최근까지 퀸사이즈 침대나 매트리스만 쓰다가 슈퍼싱글 크기를 보니 앙증맞아 보였다. 사실 아내와 살 때는 내가 잠을 좀 험하게 자는 편이라서 퀸사이즈 침대를 사용했는데, 혼자된 이후에도 그 관성 때문인지 다운사이징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슈퍼싱글로 다운사이징을 해 보니 여러 모로 좋은 점이 많았다. 일단 관리가 편할 것이고, 넓은 침대보다는 스프링의 장력도 오래갈 거 같았으며, 무엇보다 방이 넓어 보였다. 그만큼 쓸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진 것이다. 설치 기사는 매트에 침대전용 방충, 항곰팡이제인 ‘마이크로가드’를 넣어주며 10일 이내에 구매 인증 번호가 문자 메시지로 올 텐데, 그 번호를 고객센터에 등록하면 향후 3년간 마이크로가드 무료 교환권을 보내줄 거라고 했다. 역시 유명 브랜드는 사후 관리도 철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가 돌아가고 난 후 누워보니 정말 편했다. 쿠션감도 적당해서 잠도 잘 올 것만 같았다. 부디 나의 불면 습관과 나쁜 수면의 질이 오늘을 기점으로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무척 정신없이 12월을 시작하긴 했지만,
12월에는 크리스마스도 있고, 좋은 사람들과의 약속도 잡혀 있다.
주식은 여전히 손해 보고 있지만, 그래도 좋은 일 행복한 일이 더 많은
한 해의 마지막 달이었으면 좋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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