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유혹은 번개 같고 후회는 길구나 (12-22-금, 맑음) 본문
유혹은 노골적이면서도 번개 같다.
알면서도 넘어가거나 일부러 유혹을 불러 그
앞에 스스로 서는 나에게 후회는 필연이다.
굳이 후배를 불러서 회를 먹었다. 원래 두 명의 후배에게 연락했으나 한 후배가 한림병원으로 문병을 가는 바람에 한 명만 만났다. 만난 후배보다 오지 못한 후배를 더 보고 싶었지만 사람 일이란 항상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굴 보쌈을 먹고 싶었지만 굴보쌈을 먹지는 못했다. 대신 모둠회를 먹었다. 횟값으로 6만 원을 썼다. 집 앞 '인쌩맥주'에 들러 2차를 했고 우리 집에 와서 커피 한잔하고 조금 전에 헤어졌는데, 후배가 돌아간 후 커피잔을 씻으면서 '오늘 도대체 후배를 부른 이유가 뭐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궁금한 게 아니라 후회스러운 마음이다. 사실 이유랄 것도 없다. 겨울 오후의 무료함과 술에 대한 집착이 만들어낸 즉흥적인 행동이지 뭐겠어. 그래도 시인이 되겠다고 공부 중인 후배라서 할 얘기는 많았다. 그나마 다행이다. 날은 조금 풀렸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겨울도 배려하는 걸까. 두고 보면 알겠지. 지출이 너무 많이 늘었다. 자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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