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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쁨을 나눠주고 싶어 (12-23-토, 늦은 밤 눈) 본문

일상

나의 기쁨을 나눠주고 싶어 (12-23-토, 늦은 밤 눈)

달빛사랑 2023. 12. 23. 20:43

정말이지 나는 복을 너무나 많이 받아서

혼자 누리기에 벅찰 지경이라니까. 

그래서 나의 기쁨을 당신에게 나눠주고 싶어. 

조건은 없어. 그냥 받아주기만 하면 돼.  

 

나이를 먹고도 왜 캐럴을 들으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오래전 풋풋했던 시절의 추억들이 일제히 떠오르는 걸까. 종일 느긋하게 유튜브 영상만 시청했는데, 특히 걸그룹 '트리플에스'에 관한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그 친구들에게는 서사가 있었다. 도대체 아이돌이 뭐라고 가장 명민한 시절의 대부분을 아낌없이 연습생 시절로 날려버리는 걸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녀들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니, 그건 '날려버리는 게' 아니라 꿈(의 실현)을 위한 투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복권 사는 일보다 훨씬 실현가능성이 있는 투자라는 생각이다. 물론 60대 할아버지가 소녀들의 춤과 노래, 연기와 일상을 지켜보는 일이 다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을 테지만, 그녀들의 피땀눈물을 따라가다 보면 '아는 만큼 보이는 건' 예술작품에만 해당되는 사실이 아니라 인간에 관한 이해에도 해당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늦은 밤,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올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모양이다.  내일 이발이나 해야겠다. 복권은 오늘도 당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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