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황석영, '오래된 정원', 창작과비평사 본문
"나는 언젠가 친구를 비판하면서, 우리는 그 시대에 지난날과 미래를 껴안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 윤희의 편지(기록), '오래된 정원'(하) 303쪽 |
"당신도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었겠지요. 우리가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버티어왔던 가치들은 산산이 부서졌지만 아직도 속세의 먼지 가운데서 빛나고 있어요. 살아있는 한 우리는 또 한 번 다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갑자기 환하고 찬란한 햇빛 가운데 당신은 우리의 '오래된 정원'을 찾았나요?" - 윤희의 편지(기록), '오래된 정원'(하) 308쪽 |
내 마음 속, '오래된 정원'에는
잘 자란 대추나무 한 그루가 있고,
늘 맑은 물을 뿜어내던 펌푸가 있고,
미소짓는 젊은 엄마가 있고,
제법 눈이 맑은 소년이 있다.
마당에는 무지개를 품은 구슬들이 구르고,
괄호에 묶여진 시간들이
완강한 표정으로 말뚝처럼 박혀있다.
나는 그곳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온 것일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곳,
흑백의 풍경들을 마음의 인화지에 영사하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 이름을 불러본다.
"내 오랜 친구, 정서의 원천인 그리움들아... 안녕!"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비 내리던 날, 친구를 만나다... (0) | 2009.11.13 |
---|---|
이은미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듣다... (0) | 2009.11.12 |
늦가을, 문득 찾아온 설렘, 프로방스를 찾다 (0) | 2009.11.10 |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는 것! (0) | 2009.11.09 |
오랜만에 어머니와 함께 길을 나서다... (0) | 2009.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