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늦가을, 문득 찾아온 설렘, 프로방스를 찾다 본문

일상

늦가을, 문득 찾아온 설렘, 프로방스를 찾다

달빛사랑 2009. 11. 10. 15:51

유년의 추억이 모두, 그리고 언제나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겠지만....

맑고 순수한 시절의 하늘빛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오늘 내 유년의 낯익은 뜨락에 여전히 잔상(殘像)으로 남아있던 한 친구를 만났다. 

지구의 상층대기에 있는 원자와 대기권 외곽에 있는 에너지를 띤 입자(전자나 양성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되는 현상인 '오로라'는 말 그대로 '낯선 만남'이 만들어 내는 '빛의 아름다운 조화'다.

각자의 익숙한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대상과의 만남이 '낯섦'을 극복하고, 빛으로 승화된 것이다.

나는 그런 '오로라'를 만났다. 그리웠던 나의 예쁜 친구...^^

십수년의 세월의 강을 거슬러와 이제는 중년의 모습이 되어 나타난 내 오랜 벗...

하지만, 우리는 굳이 세월이 쳐놓은 비밀스런 괄호들을 하나하나 벗겨낼 필요가 없었다. 

공유할 수 있는 유년의 추억이 '거기', '그대로' 있었기 때문이다. 

추억속에서는 난 여전히 개구진 소년이었고, 오로라는 여전히 새침떼기 소녀였을 뿐...^^

 

그 오랜 벗과 가을 속으로, 떨어지는 나뭇잎을 밟으며 오래 오래 걸었다. 가끔 길 옆 숲속에선

암꿩과 수꿩의 실랑이가 펼쳐지고, 붉고 노란 단풍은 동화속 풍경처럼 아름다웠다.  

그리고.....동화처럼 예쁜 '프로방스 마을'엘 가서 커피를 마셨다.

 

오랜만에 만나는 원색과 파스텔 톤의 풍경들이 일상에 지쳐 거칠어진 나의 마음의 결을 곱고 아름답게 다듬어주는 것 같았다.

그래...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분명 물기가 묻어있는 경우가 많거나 회한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겠지만...

나는 '오로라'를 만난 것이다. 극광....하늘에 펼쳐지는 신비한 빛의 향연.....^^ 행복한 하루였다.

그리고 문득...오랜 전에 발표했던 나의 시의 한 대목이 생각났다. 

나의 벗에게 들려주고 싶은 한 편의 시가.....

 

<상략>

"각설...재미있게 사는구나. 너는...보기좋다.
너라고 고민거리가 왜 없겠냐마는...
그래도 씩씩한 미씨의 향기가 느껴져 좋다.
그래 씩씩하게 살아야지...우리 인생이니까..
자신만을 위해
삶의 한쪽 공간을 비밀처럼 떼어내 간직하면서....
재미있게 살아야지.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
'브라보 마이 라이프'...
라디오에서 나오는 그 노래를 듣고 돌아오는데....
참 여러 생각이 들더구나.
잠깐...정말....잠깐..어울리지 않게 눈물도 날뻔 했지

그래, 그것이 빛나든, 칙칙하든
우리 삶의 흔적이 묻어있는 여정이었다면
사랑해야지...힘들었던 과거조차.....

브라보 브라보 너의 삶, 그리고 나의 인생....
책임지지 못할 감상과 책임지지 않는 사랑과
아프지 않은 아픔과 아름답지 않은 미문들과...
진실이 담기지 않은 격려와 세련된 위선과....
모든 것들 위에...브라보 브라보...
뉘우침이 없는 반성과 남보라고 흘리는 눈물 위에
브라보 브라보!

.......안녕

 

고마웠어...친구!

 

 

  

3418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