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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과 겨울은 얼마나 정직한가 (12-26-화, 맑음) 본문

일상

내 몸과 겨울은 얼마나 정직한가 (12-26-화, 맑음)

달빛사랑 2023. 12. 26. 20:45

 

 

연말이라서 그럴 거야. ()이 참석해야 하는 졸업식과 행사가 여간 많아야지. 바야흐로 축사의 계절이 왔다는 거지. 나의 일도 당연히 많아지는 거고. 우리 때는 겨울방학 끝나고 2월에 졸업식을 한 거 같은데, 요즘에는 12월에 졸업하나? 오늘만 해도 제물포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 연수고, 인천특수고등학교, 송도꿈유치원 등 여러 곳의 축사를 작성해 비서실에 보냈거든. 어쩌면 대다수의 학교는 여전히 2월에 졸업식을 하는데 몇몇 학교들만 특별한 사정이 있어 연말에 하는 건지도 모르지. 그런데 교육청 직원이 이런 걸 몰라도 되나? 나도 참 무심을 넘어 한심해.어디 그뿐인가. 연말연시를 맞아 영상으로 나갈 직원용 송년사와 신년사, 각종 단체의 송년회 축사 등 처리해야 할 게 한두 개가 아니었지. 하루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어. ()()대로 내년 사업과 관련한 각종 회의에 참석하고 민원을 처리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 오늘도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유아 교육 관련 이해 관계자들이 현안을 논의하러 대거 ()실을 찾아왔어. ()은 결국 점심도 못 먹고 늦게까지 해당 사안을 논의해야 했지. 점심 먹으러 나갈 틈이 없어 중국음식을 시켰는데, 음식이 도착하고 나서도 회의가 안 끝나 결국 보좌관들과 비서들만 기다리다가 먼저 식사를 했지.()님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난 점심을 너무나 맛있게 먹었어. 혈당 스파이크를 생각하지 않은 채 탄수화물을 마구 들이켰던 거지. 박 비서가 적극 추천한 볶음밥 탕수육 세트와 서비스로 온 군만두, 짬뽕 국물, 주 비서관이 준 치즈를 얹은 삶은 달걀 등을 눈치 없이 맛있게 먹었던 거야. 게다가 알다시피 내가 무척이나 깔끔하잖아. 당연히 음식 남기는 걸 너무 싫어해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지 뭐야. 아랫배가 봉긋하게 올라올 정도로. 콜라도 한잔 마실까 하다가 그것만은 그만두었지.요즘 밥맛이 너무 좋은 거야. 그래서 62kg까지 빠졌던 살이 다시 붙고 있는 중인데, (이때는 기아에 허덕이는 난민처럼 보인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 현재까지는 보기 좋은 66kg, 하지만 더 찌면 곤란하기 때문에 요즘 다시 관리하고 있었는데, 오늘! 그야말로 치팅데이처럼 먹어 버린 거지. 내 몸은 정말 12월에 갇힌 겨울처럼 정직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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