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주말, 깜짝 선물 같이 비 내리다 (10-14-토, 비) 본문
아침에 일어나 테라스 문을 열자, 깜짝 선물처럼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화초들은 모두 잎맥을 열어 빗물을 받았다. 비는 오전 내내 내렸고, 오후가 되면서 잦아들었다. 그저께 널어놓은 빨래를 살피러 작은방에 갔다가 비 오는 날이면 소파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엄마가 생각나서 무척 힘들었다. 여전히 엄마를 생각하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그러면서 찾아드는 후회, ‘더 잘해드릴 수 있었는데…… 엄마 미안해요’ 하는 마음. 거실로 나와 일부러 텔레비전 볼륨을 크게 틀었다. 혁재와 만나서 술 한잔하려고 선아에게 (혁재의 소재를 묻기 위해) 전화했더니 “혁재 형, 두 분 어머니 모시고 포천에 있는 형님 집에 갔어요” 했다. 혁재는 휴대전화를 ‘던져버렸기’ 때문에 혁재 연락처로는 연락할 수 없다. 우연히 만나거나 혁재가 내게 연락해야 우리는 만날 수 있다. 저녁에는 족발이 먹고 싶어 은준에게 연락했더니 (양이 가장 적을 걸 시켜도 혼자 먹기에는 버겁다) 선약이 있어 신포동 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모두저마다 분주하구나. 가을이 깊어 간다. 산 이나 죽은 이나 저마다 돌아가야 할 곳을 생각하느라 말이 없어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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