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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저무는 시간의 가속도 (12-29-일, 맑음) 본문

일상

저무는 시간의 가속도 (12-29-일, 맑음)

달빛사랑 2024. 12. 29. 20:52

 

그저께 밤의, 끊긴 기억의 복원을 위해 C에게 두 차례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 에어팟 분실 건도 그렇고 누구에게 받았는지 도무지 기억에 없는, 영양제 한 통이 주머니에 들어있었다. 택시를 타고 온 건 확실한 거 같은데 교통비를 결제한 기록이 없다. 추측건대 누군가가 카카오 택시를 잡아준 것 같은데 확인할 길이 없다. 아무튼 그래서 몇 가지 궁금한 걸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일부러 받지 않은 건지 어쩐 건지 알 수 없으나 기분이 상한 건 사실이다.

 

살면서 이런 경우가 가장 곤혹스럽다. 그날 낮에 잠깐이라도 자보려고 수면제 두 알을 먹은 게 모든 일의 원인이 된 것 같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저무는 시간은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을.  망가지는 시간, 초라해지는 시간, 빛을 잃어가는 시간은 왜 그리 빠른 건지, 50대의 시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60대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치사한 시간. 

 

지도자 하나 잘못 뽑아 나라에 액운이 많다. 오늘 항공기 사고가 나서 180여 명의 소중한 목숨들이 하늘에 들었다. 옛 부족국가 시절에는 나라에 우환이 생기면 그 책임을 물어 왕을 죽였다. 하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왕의 탓으로 아까운 백성이 목숨을 잃었다고 판단해서다. 지금도 그때와 다를 게 무엇이냐. 21세기에 주술과 무속에 기대 나라를 망가뜨린 저들을 주술이 난무하던 고대의 방식으로 응징하는 것이 그들에게 어울리는 방식 아닌가? 피해자들의 넋을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한다. 아, 정말 거지 같은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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