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날이 순해졌다 (01-30-월, 맑음) 본문
❚남에게 다섯 번 이상 기쁨을 주고 나도 여섯 번 이상 사소한 것에 기뻐하겠다는 다짐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생각을 바꾸면 기뻐할 일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런 다짐을 한 내가 기특해서 기뻤다'와 같이 말장난 같은 기쁨 말고, 실제로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 그런 기쁨만 셈할 생각이다.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니 이번주 내내 영상이라고 해서 기뻤다. 내가 느낀 첫 번째 기쁨이다. 게다가 토요일은 입춘, 기쁘지 않은가? ❚점심 때 미경이가 찾아와서 함께 밥 먹었다. 대변인도 합석했다. 식사 후 책 발간과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확실히 출판사를 운영하는 미경이가 일처리를 잘한다. 만나서 기뻤고 논의에 진전이 있어서 또 기뻤다. ❚오늘 빨간 후드 티셔츠를 입고 왔더니 직원들이 자꾸만 쳐다봤다. 관공서에는 어울리지 않는 색인가? 5시가 지나면서 배가 고팠는데 비서실에서 "중앙도서관장님께서 보내주셨어요." 하며 망개떡 6개를 가져다주었다. 급한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기쁜 일이다. 이전에 소소한 기쁨이 더 있었으나 점심 먹으며 정치 뉴스를 본 탓에 다 잊어먹었다. 비서실장이 오늘저녁 갈매기에서 약속이 있다면 같이 가자는데, 어쩔까 모르겠다.
오래전, 홍은동 천사와 신촌의 카페와 술집을 전전할 때
자주 그의 노래들을 들었다. 상실조차 빛을 내던 시절이었다.
오랜만에 그의 노래를 듣는다. 임지훈 6집 ‘Beautiful Things’(2001)에 수록된 ‘꿈이어도 사랑할래요’
■■그대가 그리워 서러운 날엔 한없이 울었습니다.
그대와 나누지 못한 미련들을 가슴에서 쓸어내리며
그대가 보고파 그리운 날엔 한없이 걸었습니다.
그대와 함께 걷던 그 길을 당신 아닌 다른 사람과
시간이 오래 지나가서 내 모습도 바뀌었지만
그대와 함께했던 마음 지금도 한결같아요.
사랑했던 옛 시간 속으로 하루라도 갈 수 있다면
당신과 못다 이룬 사랑 꿈이어도 사랑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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