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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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월부터 더욱 행복해지겠습니다 (02-01-수, 맑음)

달빛사랑 2023. 2. 1. 23:48

 

2월이 열리고 날은 조금 풀렸습니다. 사람들의 어긋난 관계들도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새벽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날보다 일찍 출근했지요. 화초에 물을 주고 공기청정기를 틀고 컴퓨터를 켠 후 음악을 들었습니다. 메일을 확인하고 내부 통신망의 문자들을 확인할 때쯤 보운 형이 출근했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하루 일과를 점검할 때는 비서실장이 들어와 옥상에 올라가자고 손짓했고요. 담배를 끊었기 때문에 나는 커피를 들고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잠바를 벗어놓고 후드 티셔츠 차림으로 올라갔더니 바람이 제법 차게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상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공기도 좋은지 먼 풍경들이 또렷하게 보였습니다.점심때에는 동료들이 모두 약속이 있어 혼자 점심 먹으러 나왔다가 그대로 집에 왔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런 날이 있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고 싶은 날, 이래도 되는 건가 생각하면서 정말 그렇게 행동하게 되는 날 말이에요. 오늘이 그런 날이었나 봐요. 2월이 시작되는 날이었고, 나는 2월부터 많이 행복해질 생각이거든요. 하늘은 가을처럼 맑았어요. 식당을 향해 걸어가다가 하늘을 본 후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가방을 챙겨 나왔습니다. 무작정 전철역 쪽으로 걸어갔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결국 집으로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이발도 하려고 미용실에 들렀으나 사람이 많아서 그냥 왔어요. 집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책상 앞에 앉으니 왜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넉넉해지던지, 묘한 통쾌함마저 느껴졌습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무모한 60대 같으니라고" 하며 킬킬거리기도 했습니다.▮떡국을 만들어 점심을 먹고, 화초들에 물을 준 후, 청소를 하고 영화를 보다가 한숨 잤어요. 일어나니 어둑어둑 해졌어요. 실내용 사이클을 서재로 옮긴 후 한 시간 동안 탔습니다. 땀이 송골송골 맺혔습니다. 기분이 다시 좋아졌습니다. 정말이지 2월부터는 더욱 행복해질 것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아주 이기적으로 행복하겠습니다. 이제 봄 맞을 준비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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