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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운동화 세탁

달빛사랑 2012. 3. 4. 22:30

 

 

오랜만에 신발장 속에서 먼지 앉은 채 방치되어 있던 운동화들을 꺼내어 세탁을 했다. 허형만 시인의 공초-녹을 닦으며라는 시가 문득 생각이 났다. 세제를 풀고, 솔질을 하고, 다시 물에 행구기를 반복하다 보니 운동화 본연의 흰빛이 환하고 유쾌하게 드러냈다. 학교 다닐 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말이면 교복과 운동화를 빨아 너는 것이 일상사였는데, 나이가 드니 운동화 4켤레를 세탁하는데도 비지땀이 흐른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켜켜이 앉은 먼지와 때를 벗겨내고 본연의 빛을 찾아내는 일이란 얼마나 행복하고 유쾌한 일인가? 운동화가 깨끗하게 세탁되는 과정에서 마치 내 마음 속 묵은 때도 같이 씻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 발은 나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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