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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눈을 기다리며 (1-16-목, 흐림)
기다리는 눈은 오지 않았다. 기다림이 늘 성취되는 건 아니어서 별로 서운하지는 않다. 단지 이번 주 날씨를 확인하다가 오늘쯤 눈 내릴 확률이 크다는 예보를 봤을 뿐이다. 물론 변죽조차 울리지 않았던 건 아니다. 몇 차례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낮게 내려앉으며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눈은 없었다. 나이를 먹어도 하늘에서 뭔가 내리면 왜 그리 좋은지. 비도 괜찮고 눈도 괜찮고 심지어 진눈깨비도 괜찮다. 그래도 더 나은 걸 고르라고 하면 눈보다는 비가 좋다. 눈에 얽힌 추억이 참 많다. 애인들과 함께 맞았던 밤눈에 관한 추억부터 백마에서 자취하던 친구의 집 방문을 열었을 때 만났던 눈도 있다. 그 방은 문을 열면 바로 툇마루와 마당과 멀리 들판까지 훤하게 보이는..
일상
2025. 1. 16.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