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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그 시절, 그들과 내가 만들던 미래 (12-10-화, 맑음) 본문

일상

그 시절, 그들과 내가 만들던 미래 (12-10-화, 맑음)

달빛사랑 2024. 12. 10. 23:46

 

종일 공직자 의무 교육인 '청렴교육'과 '이해충돌방지법' 온라인 강좌를 들었다.  두 개의 강좌가 각각 4시간 40분(청렴), 4시간(이해충돌), 총 8시간 40분이나 되다 보니 동영상 재생 속도를 1.5배속으로 설정하고 들었는데도 꼬박 하루가 걸렸다. 안보, 통일, 4대 폭력, 성희롱, 정보 보호, 아동학대 등 다양한 주제의 강좌를 들었지만, 단일 주제로 4시간이 넘은 강의는 처음이다. 아무래도 공직자에게 가장 우선되어야 할 덕성이 청렴이기 때문일 것이다. 들을 때는 짜증 났지만, 이수하고 나니 이해되었다. 

 

6시 30분, 갈매기에서 민중연합 오비 멤버들의 송년회가 있었다.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아니다. 1년에 한 번 12월쯤 모였고, 그것도 코로나 시국 때에는 건너뛰었다. 처음 모임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열댓 명 이상 참석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지방으로 이사하거나 건강이 안 좋아져 차츰 참석자가 줄었다. 한때는 세상을 바꾸자며 서슬 퍼런 독재의 칼날 앞에 맨몸으로 항거했던 활동가들이었으나 이제는 모두 머리가 하얗게 세고, 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노인네들이 다 되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나이를 먹는 거야 범인(凡人)의 상사(常事)겠지만, 다른 사람과는 달리 민연 동지들에게서는 더욱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힘겹게 한 시절을 통과해 온 사람들에 대한 연민일 것이다. 생전(生前)에 이들을 얼마나 더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각자 몫의 시간 속에서 부디 평안하길 바랄 뿐이다. 다만 아쉬운 건, 그 시절 이들과 내가 만들려던 미래는 '오늘'의 이 모습은 결코 아니었다는 것, 여전히 이곳은 짐승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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