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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말린 우엉과 인진쑥 구매 (1-7-화, 맑음) 본문

일상

말린 우엉과 인진쑥 구매 (1-7-화, 맑음)

달빛사랑 2025. 1. 7. 23:20

 

말린 쑥과 우엉을 구매했다. 지난 연말 인천민중연합 옛 동지들의 송년회에서 황모(某) 선배가 준 동차선방(황 선배가 운영하는 찻집)의 쑥이 떨어져서 구매한 것이다. 그전에는 몰랐는데 쑥차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쑥의 매력에 푹 빠졌다. 향도 그윽하고 몸에도 맞는 느낌이다. 봄이면 들판에 지천으로 돋아나는 야생초인 쑥이 이렇듯 그윽한 향의 전통, 건강 차로 거듭나는 걸 보면 세상 모든 만물은 다 나름의 쓰임을 품고 존재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다만 받자마자 우려서 마셔봤는데 확실히 맛과 향 모두 황 선배의 쑥이 훨씬 탁월했다. 하긴 황 선배의 쑥은 자신의 찻집에서 직접 손님들에게 팔고 있는 상품이다. 아무래도 ‘선수’들과 단골을 상대로 장사하려면 쑥의 선택과 관리 모든 면에서 각별한 신경을 써야 했을 것이다.

 

사실 우엉은 충동구매였다. 쑥을 구매하기 위해 검색하다가 우연히 우엉도 눈에 띄어 구매했다. 몇 년 전, 시인 나희덕과 방송작가 조명주 등과 진안으로 낙향한 연세문학회 선배 이학균 형의 집에 들렀다가 돌아올 때 형은 후배들에게 자신이 직접 기르고 수확한 각종 농산물을 바리바리 싸주었는데, 그중에는 말린 우엉도 들어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엄마와 함께 구수한 우엉차를 마셨던 기억이 있다. 우엉차는 이름은 좀 희한하지만 (꼭 울음소리 같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어 감량(減量)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음용(飮用)하는 차이기도 하다. 이것 역시 받자마자 주전자에 넣고 끓여서 차를 만들었는데, 우엉의 양을 타산하지 못해 끓여놓고 보니 진한 커피처럼 시커먼 차가 되었다. 마실 때마다 생수를 보태 희석해서 먹고 있다.


정책기획조정팀 주무관이 전화해 “보좌관님, 이번 설 명절 선물은 뭘 선택하실 거예요?” 하고 물었다. 이번에 새로 우리 팀으로 발령되어 온 신입 주무관이었다. 속으로 ‘벌써 설 명절 선물을?’ 의아했지만, 일단 “네, 저는 김으로 할게요”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 올해는 설날이 1월에 들어 있다. 그러니 수백 명의 직원 선물을 부서별로 챙기려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맞다. 요즘 달력을 보지 않고 지내다 보니 종종 이런 종류의 시간 감각 오류가 발생한다.

 

요즘은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다. 빨라도 너무 빨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지금보다 천천히 흘러준다면 좋겠지만, 사실 시간에 대한 감각만큼 상대적인 게 어디 있겠는가. 힘들고 고달플 때는 시간이 빨리 흘러주길 바랄 것이고 즐겁고 행복한 순간은 더디 지나갔으면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렇다면 시간이 더디 흐르길 바라는 지금 나는 행복한가? 꼭 그런 건 아니다. 지금 내게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건 미련 때문일 것이다. 이 나이가 되도록 성취하지 못한 게 너무 많다 보니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 야속해 보이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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