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빗물은 흘러흘러 내 마음에 이르고.... 본문
고즈넉한 마음으로 창가에 서서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본다.
도시를 점령한 빗물 속으로
불규칙하게 부침하는 허허로운 마음들...
호명(呼名)하지 않았는데도 문득
기억의 능선을 넘어오는,
잊고 있던 친구들의 얼굴도 보인다.
헤지고 물 번진 '마음의 수첩' 속에서
아직 지키지 못한 그들과의 약속들이
하나 둘... 일제히 기지개를 편다.
'그때' 우리는.... 운명과 싸우기엔 너무 약했고
운명을 인정하기엔 너무 젊었지.
잠시 비가 개이자... 동화책 속의 삽화처럼
물기 머금은 채 저무는 도시의 서편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낯설면서.. 낯설잖은 도로와 빌딩들...
창문을 열자, 몇 방울의 빗물과 함께 내 얼굴을
감싸는 익숙한 바람... 순간 나는 알았다.
나는 '그리움의 부비트랩'을 건드린 것이다. [200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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