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오이도 조개구이 본문
오늘은 가평에 있는 석룡산을 오르기로 한 날...
'감당할 수 있는 비'가 내린다면, 우비를 챙겨입고
산행을 강행하기로 했는데, 내리는 우세(雨勢)가 예사롭지 않았다.
아니나다를까 5시 58분에 친구로부터 첫 번째 전화가 걸려왔고,
뒤이어 산행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는 친구들의 전화가 연이어 걸려왔다.
오늘 새벽,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나는 부족한 수면 때문에
내심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잠자리에 들어 부족한 잠을 벌충하고 있었는데,
11시쯤 친구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이도로 조개구이 먹으러
가기로 했고, 30분 후에 나를 픽업하러 올 테니 준비하고 나오라는 것이다.
집요한 녀석들...^^ 어차피 아점을 먹어야 할 시간이고,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흔쾌히 동의를 하고 친구들과 합류하기로 결정!
한 친구의 단골집인 '큰손조개구이집'..그런데.. 이름처럼
그리 '큰손'은 아니었다. 우리는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2층에 자릴 잡았는데, 일요일이라서 그런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이도에서 바라본 송도 신도시의 모습.
바다 너머로 보이는 모습이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에 나오는 세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이 막 들어오기 시작할 무렵의 오이도 갯벌
해물파전과 조개. 조개는 '왕따조개구이' 6만원짜리..
왜 '왕따조개'냐고 물었더니, 종업원도 잘 모르겠다며,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이렇게 프로의식들이 없어서야..^^
얼큰한 키조개 전골
큼지막한 해물파전
방파제를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걷다보면 제법 섬마을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맞은 편은 (말그대로)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조개구이집들이지만,
그래도 포구의 분위기는 나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던져주는 사람들...
유원지 갈매기들은 너무 쉽게 조생(鳥生)을 사는 경향이...^^
"나 이뻐?" 포즈도 한 번 잡아주고...^^
사실.. 이 집(큰손조개구이)에서 나와
방파제를 따라 왼쪽으로 바다를 따라 걷다보니,
'조개무한리필'이라고 쓰인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한 게 아닌가? 이런! 심지어 상당수의 업소에서는
바지락 칼국수와 수제비를 공짜로 제공한다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아... 조금만 더 발품을 팔 것을... 이런 낭패가...ㅎㅎㅎ
이솝 우화, '여우와 신 포도'에 나오는 여우처럼 우리는
"저집들의 조개는 품질이 떨어지거나 맛이 없을 거야..그렇지 않고서야
무한리필이라니.. 말이 되니?"하며 배아픈 자위를 해야 했다.
오랜만에 만난 바닷바람이 무척이나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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