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5621)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산의 완만한 능선처럼 등이 굽은 노인들과 약수통 달랑거리며 산을 오른다. 어린 시절 이 산은 아이의 작은 보폭으로 오르내리기 힘든 산이었지.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천성적으로 어떤 신비한 힘이 주어지는 모양인가. 유년시절.... 산 이편 능선에서 뻐꾸기 울면 건너편 봉우리에선 깃발이 올랐다. 두..
청준이의 매형들이 영정을 들고 장례식장을 빠져나오는 모습 청준이의 고향 친구들이 운구를 하고 있다. 시신을 싣고 갈 리무진... 오열하는 누님과 청준이의 동생 청겸이... 앞에 두 손을 모으고 있는 맏상주 청천이 형님 침통한 표정의 청준이와 아버님... 아버님도 몸이 불편하신데.... 부인의 마지막..
1월 지난 것들에 대한 아쉬움보다다가올 것들에 대한 설렘으로 몸을 떠는운명같은 기다림가장 먼저 그대 앞에 서지만 그러나 가장 먼저 그대에게 잊혀지는바람, 눈꽃같은 마음
"내 친구 청준이의 모친께서 어제 새벽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친구의 모친은 바람부는 겨울 밤... 병상에서 보낸 3년 간의 피곤한 삶을 비로소 마감하셨다. 빈소를 지키는 친구의 손을 잡고 호상 운운하는 몇몇 지인들을 바라보며 친구는 희미하게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의 의미를 안다. 호상이라니......
*폐기되어야 할 오류들 1. 지겨운 [인상 비평]들 2. 자신들의 주관을 객관화시키지 못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스스로도 마음을 다치는 호승심 혹은 공명심. 3.'논(論)'은 없고 '설(說)'과 '쟁(爭)'만 있는 논쟁. *여전히 보존되어야 할 합리적 핵심 1. 겸손한 자부심 2. 수줍게 수줍게 간직하고 있는, 그러나 ..
비오는 날 우산도 없이 걷다가 문득, 발견한 건물 현관에 놓인 자판기...에서 뜨거운 커피를 세 잔이나 뽑아 마실 수 있을 거야. 노트 한 권, 볼펜 한 자루....가슴 속에서 핵 분열을 시작하는 상념들의 아우성을 비교적 길게...아주 충분히 기록할 수도 있을 거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지하철, 혹은 노선 ..
주변의 사물(소재 혹은 이미지들이라 불리는)을 바라보는 눈, 혹은 방법.....시안. 살아 움직이며 약동하는 사물 속으로 정서를 투영할 것인가(감정이입), 아니면 하나의 정물로 객관화시킬 것인가? 사물들을 살릴 것인가, 시인이 살 것인가... 보여주며 감추기 혹은 갈구하며 능청떨기.......
말이 없던 그 친구가 문득 여행을 결심했을 때 나는 알았다 그의 천사는 이미 떠나버린 후라는 것을 천상의 나무와 꽃들을 넘보며 홀로 사색하길 즐겨하던 친구는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을 것이다 왜 몰랐을까 토요일 오후의 변두리 선술집, 길가 좌판 위 싸구려 액세서리 하나에도 깜짝 기뻐하며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