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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꽃 밑에서 한 병의 술을 놓고 친한 이도 없이 홀로 마시네 잔을 들어 밝은 달님을 맞이하니 이제는 그림자까지 해서 셋이 되었네. 달은 본래전부터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는 그저 내 몸을 따를 뿐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하니 봄날을 당하여 마음껏 즐기네 내가 노래하면 달이 배회하고 내가 춤을 추..
블로그 친구께서 해외에서 보내주신 부활절 선물... 30여년 전 고등학교 재학 중 펜팔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정말 오랜만에 받아보는 국제 우편물입니다.^^ 정갈하게 포장된 쿠키 상자.. 보내는 이의 맘과 정성이 그대로 느껴졌답니다. 리본으로 예쁘게 묶인 선물 상자... 이런 예쁘게 포장된 선물(상자)..
삶 속에 많은 모순들이 내포되어 있다는 건 사실일 겁니다. 열심히 사는 데도 늘 쪼들릴 수밖에 없는 민중들의 삶, 누구보다 착하게 살던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 천사 같은 어린 아이를 괴롭히는 불치병, 성실한 자의 패배와 악인들의 승승장구,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등등 그런데... ..
도대체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길래....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전국대학생대표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전국대학생대표자 농성단 선포기자회견'을 마친뒤 집단삭발,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 한아름양이 머리를 깍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회원들이 10일 오전..
목요일은 강의도 없고 일정도 한가한 편이어서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아점(아침 겸 점심)을 먹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면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시들어가는 오이 3개가 있더군요. 냉면 만들어 먹을 때 넣으려고 오래 전에 사다놓았던 것인데, 더 놔두면 물러질 것 같아 무쳐먹기로 했습니다. 주워 ..
주인을 잘못 만나 혹사당하는 나의 육체는 불쌍하다. 나는 나의 육체를 연민한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손과 눈에 익었던 모든 사물들의 초라한 얼굴과 조우하게 될 때... 깨닫게 된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가령, 얼마 전까지 힘차게 모터를 돌려대며 용맹을 과시하던 청..
오늘... 정말 날이 좋다는 이유로.. 내 친구들이 당연하게도(?) 연락을 했습니다. "친구야... 주꾸미가 우릴 불러...^^" '거짓말..... 쌔이드라... 주꾸미가 우릴 부를 리가 있냐.. 너네들이 주꾸미를 불렀겠지...^^ ' 그런데.. 사실.. 누가 누굴 먼저 불렀는가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오늘.. ..
느낌 하나.한 때 우리에게 봄은 때가 되면 찾아오는 단순한 계절이 아니었다. 봄은 부조리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비유(比喩)이자 상징(象徵)이었고, 더 나아가 희망이었다. 우리는 겨울 속에서도 봄을 이야기했고, 봄 속에서도 '봄'을 기다렸다. 그 봄날, 눈 시린 햇살아래서 바라보던 ..
육 척 장신(六尺長身)의 어깨 위에 걸린상현(上弦)의 달, 빛은 어둠과 적당한 농도로 섞여 흐른다흐르면서 앞서 걷는 그를 감싼다 그의 큰 키를 비춰 주기에 충분한 달낡은 구두, 두 겹의 무뎌진 바지 주름을자상하게 숨겨 주는 빛. 희미한... 그와 함께 걷는 밤길아스라이 들리는 단속적인 경적 소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