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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만우절, 거짓말 같은 세상의 하루 (4-1-화, 맑음) 본문

일상

만우절, 거짓말 같은 세상의 하루 (4-1-화, 맑음)

달빛사랑 2025. 4. 1. 23:20

 

4월이 시작되고 봄은 다시 기운을 차렸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제 자운 누나가 준 앞치마 2개를 세탁기에 넣고 우유를 데워 마시며 컴퓨터를 켰다. 여전히 세상은 어수선했고 쓸모없는 말들은 나쁜 먼지처럼 세상에 가득했다. 그리고 갑자기 속보를 알리는 팝업이 떴다. 여당의 유력 정치인이 비서와의 추문으로 결국 자살했다는 소식과, 별다른 이유 없이 오래 침묵해 온 헌재가 이번 주 금요일, 윤의 탄핵을 인용할 거라는 소식이었다.

 

물론 ‘탄핵 인용’은 내 소망이 반영된 표현이지만, 헌재 재판관들이 상식이 있다면 윤의 탄핵 인용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탄핵과 별개로 내란 범죄와 관련한 형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윤은 자신의 아내가 저지른 추잡한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사사로이 군을 이용하여 국회와 의원들을 무력으로 장악하고, 정치적 중립지대인 선관위에 침투하여 간첩죄에 상응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만 할 것이다. 우리가 일궈온 민주주의를 일거에 퇴행시킨 그의 죄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인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금요일은 우리 민주주의의 저력과 희망을 다시금 확인하는 뜻깊은 날이 될 것이다.

 

사실 오늘이 만우절이라서 속보로 만난 두 개의 기사가 모두 거짓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사실로 확인되어 더욱 놀라웠다. 특히 장(張) 의원의 경우, 생전 윤(尹)의 측근으로 호가호위하더니 이렇듯 허무하게 삶을 마감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삶을 포기할 거였다면 왜 그리 모진 정치의 첨병으로 살아갔을까. 정치적 입장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겠지만, 그래도 자신의 행적에 가책을 느껴 죽음으로 그 수치를 씻어보려 한 마지막 순간의 결정에는 연민의 감정이 느껴졌다. 비록 부적절한 방식으로 삶을 마감했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권모술수와 마타도어 없는 하늘에서는 편히 쉬기를…….


퇴근 후 곧바로 집에 와서 라면 2개를 끓여 먹고 30분 운동한 후 그대로 잠이 들었다. 8시쯤이었다. 혼곤하게 자다가 일어나니 10시, 두 시간을 정신없이 잔 것이다. 개운하긴 하지만, 밤 10시에 정신이 또렷해졌으니 어느 세월에 다시 잠을 잘 수 있을까? 불면을 탓할 게 아니라 불면의 원인을 스스로 끊임없이 만들고 있는 게 아닌지 반성할 일이다. 그래도 뻑뻑했던 눈이 부드러워지고 머리도 한결 맑아졌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언제부터인가 생활의 리듬이 깨져버렸다. 잠 깬 상태로 멍하니 앉아있다가 아이스크림 남은 거 꺼내 먹으며 엔믹스 친구들의 동영상을 보고 있다. 내일 새벽에나 잠들 것 같다. 

굳이 만우절이 아니더라도 하루하루가 거짓말 같은 나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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