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2월은 가도 추억은 남는 것 (2-28-금, 맑음) 본문
2월은 웃으면서 보내주고 싶다. 물론 웃을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주식도 네이버가 갑자기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다시 마이너스 4백만 원이 되었지만, 앞으로 주식 관련해서 일희일비하지 않을 작정이다. 떨어질 때가 있으면 언제가 오르겠지.
오늘 내가 들은 말 중에서 재미있던 말, “나를 좋아하는 사람 손들엇! 했더니 순식간에 지구가 성게 모양이 되었어요”라는 말. 과연 나를 좋아하는 사람 손 들어 보라고 하면 몇 명이나 들어줄까? 뭐 아무리 많아도 지구를 성게로 만들지는 못하겠지. 귀여운 과장법, 재미있었다.
또 하나,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20초만 미쳤다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봐. 상상도 못 할 일이 펼쳐질 거야.”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 말은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에서 주인공 벤저민(맷 데이먼)이 아들에게 하는 말이다. 이 20초의 용기로 그는 아내를 만났고 동물원을 사들였다. 나도 20초의 기적을 믿고 싶다. 물론 아직은 그런 기적을 이뤄본 적은 없지만.
또, 또 하나, “물론 라인(영화 속 인물 이름, 배우는 다니카 야로쉬)이 너의 잠재력을 꺼내준 건 맞아. 그러나 네 속에 아무것도 없었다면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라는 말도 인상 깊었다. 이 말은 오늘 본 영화 ‘미라클 시즌’에서 배구부 감독인 브레즈(헨렌 헌트)가 주인공 켈리(에린 모리아티)에게 한 말이다. 그래, 누구에게나 잠재력은 있는 거지. 그걸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일이고. 자신감을 가져, 너는 무척 강하고 좋은 사람이야.
오늘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베네치아 사람들은 욕을 무척 길게 한다는 것, 도대체 얼마나 길게 하기에 이런 말까지 나온 걸까? 그리고 태국의 수도 방콕의 이름은 원래 200자가 넘는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과거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의 한 코너에서 구봉서 씨와 배삼룡 씨가 연기한 작명(作名) 코미디가 갑자기 생각나네. ‘서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하던. 참 뜬금없다.
이스라엘 가수 이슈타르 알비나(Ishtar Alabina)의 노래 ‘유칼립투스의 추억(Horchat hai caliptus)’을 듣는 순간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선율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조재현, 공효진 주연의 드라마 ‘눈사람’의 OST였다. ‘저런 목소리를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라는 생각을 듣는 내내 했다. 멜로디가 처연하긴 하지만, 2월을 보내는 날 듣기에 딱 맞는 노래 같다. 서너 번 반복해서 들었다. 잘 가라, 나의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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