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후배들과 카페 '산'에서 놀다 (3-1-토, 흐림) 본문
요즘 아르바이트하느라 정신없던 은준이 일이 끝났다며 저녁에 전화했다. 동네로 오라고 해서 족발 집에 들러 함께 저녁 겸 술 한잔했다. 그러다 카페 '산'에서 술 마시던 혁재와 연락이 되어 뒤늦게 합류했다. 이미 족발집에서 소주 1병 반씩 나눠 마시고 한신우동에 들러 우동 한 그릇과 소주 한 병을 더 먹고 마신 상태라서 배가 불렀다. 그래서 우리 동네에서 카페까지 은준과 함께 걸어갔다. 날이 많이 풀려서 30분쯤 걷다 보니 등과 이마에 땀이 났다. 카페에 도착하니 혁재를 포함해서 두세 명의 손님만 앉아 있었다. 카페 사장 성식이와 그의 애인 재영 씨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성식으로부터 "형, 더 젊어진 거 같아요"라는 의례적인 인사를 받고, 나는 은준을 그들에게 소개했다. 워낙 친화력이 있는 친구라서 은준은 쉽게 그들과 친해졌다. 옆 자리에 앉은 손님이 자꾸만 말을 걸어 살짝 피곤했다. 혁재와 성식의 반주에 맞춰 노래도 한 곡 했다. 은준과 성식은 이동원과 박인수가 부른 정지용의 '고향'을 듀엣 곡으로 불렀는데, 성악 발성의 은준과 저음인 성식이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정말 듣기 좋았다. 그렇게 어울려 놀다가 11시쯤, 혁재와 은준은 남겨 놓고 카카오 택시 불러 먼저 집에 왔다. 다른 날 같았으면 걸어왔을 텐데, 오늘은 피곤해서 택시를 불렀다. 후배들은 아마도 성식, 재영 커플과 더불어 새벽까지 더 마시고 해장국집으로 2차를 갔을 거다. 만취하기 전에 오늘처럼 늘 먼저 일어나 귀가하는 버릇은 정말 좋은 버릇 같다. 오랜만에 술 마셔서 그런가 오늘은 유독 피곤하다. 취하지는 않았지만 기운이 없다. 그래도 집에 와서 샤워하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밤공기에서 봄을 만났다. 이제 꽃샘도 끝난 모양이다. 하긴 3월이니..... 아무튼 새롭게 시작되는 3월에는 온통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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