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6월의 시작, 친구 딸의 결혼식 (6-1-토, 맑음) 본문
친한 벗 희열의 딸 결혼식에 다녀왔다. 전철 안에서 친구 호형과 경인 부부를 만나서 함께 갔다. 송도에 있는 결혼식장 ‘메리빌리아’는 서너 달 전 친구 병설의 딸이 결혼한 곳이어서 낯설지 않았다. 식장에 도착하니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밴댕이 기홍이와 선수, 병설, 영철, 용창, 은종, 현석, 득희, 승길, 찬만 등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과 함께 온 아내들은 그녀들끼리 따로 모여 혼주인 희열 부부가 하객들과 인사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호형이 내외와 나, 그리고 몇몇 친구들은 결혼식장에는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뷔페로 내려갔다. 술 마시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호형은 상 위에 소주병을 늘어놨다. 아내들은 입구 쪽에 따로 자리를 잡았다. 모종의 일로 사이가 나빠진 친구 녀석들은 서로 멀찍이 따로 앉아 식사했다. 뷔페의 음식은 중급 이상은 되었다. 나는 과일과 초밥, 국수와 죽을 먹었고, 찬만은 이것저것 안주 될 만한 음식들을 날라왔다. ❚ 그렇게 낮술 마시며 수다 떨고 있을 때, 또 한 명의 반가운 친구가 식당으로 들어왔다. 고등학교 시절 내내 짝이었던 변호사 친구 세영이었다. 그는 중3짜리 늦둥이 아들과 함께였는데, 머리카락을 염색해서 그런지 울 엄마 장례식장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함께 온 중학생 아들은 총명해 보였다. 아이는 그 또래 사춘기 소년들의 불만 가득한 표정이 아니라 순진하고 맑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는 "아버지께서 수학과 영어도 가르쳐주시고 평소 대화도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꼰대는 아니세요"라고 말하며 싱긋 웃었다. 아이의 말에 내 마음도 환해졌다. 세영이도 “이놈과 노는 게 재미있어”라고 말하며 싱긋 웃었다. 세영이를 통해서 영만이와 석진이 등 다른 친구들의 안부를 들었다. 세영이도 그들과 가끔 전화 통화만 할 뿐 만난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았다.❚ 결혼식이 끝나고 혼주인 희열 부부가 식당으로 와서 친구와 하객들에게 인사했고, 잠시 후에는 사진 촬영을 마친 딸과 사위가 희열이와 함께 다시 식당을 돌며 하객들에게 인사했다. 딸은 표정도 밝고 무척 발랄해 보였다. 아버지를 닮아 성격도 좋아 보였다. 뷔페를 나가려고 할 때, 치과의사 성국이가 오전 근무를 마치고 (그의 아내는 먼저 와 있었지만) 뒤늦게 식장에 도착했다. 그래서 그가 식사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이후 결혼식장을 나온 호형 내외와 나, 형래, 노일 내외는 구월동 모래내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맥주 한잔 더했다. 그들과 헤어져 (모래내시장에서 집까지) 집까지 걸어왔다. 볕이 강한 날이라 집에 도착해 거울을 보니, 시장에서 집까지 오는 동안 얼굴이 제법 탔다. 샤워하고 한숨 자고 일어난 후, 매콤한 게 먹고 싶어서 농심 너구리를 끓여 먹었고, 아이스크림 남은 것으로 입가심했다. 6월은 첫날부터 무척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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