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5/02/20 (1)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가끔 복권을 산다. 아니 복권이 나를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번번이 복권의 유혹에 속기 때문이다. 한동안 ‘그럴 줄 알았어’ 하고 생각해 구매하지 않았더니 복권은 ‘나를 사는 사람은 꿈을 사는 거야. 일주일간 부푼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잖아?’라며 제법 그럴듯한 이유를 내세웠다. 꿈을 돈 주고도 살 수 있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그 성의가 가상해 가끔 다시 복권을 사기 시작했다. 당연히! 내가 ‘산 꿈’은 별로 이루어진 적이 없다. 그래도 복권의 말대로 잠시나마 마음이 부풀기는 하더라. 정치도 연애도 재미없다. 콘텐츠 장사치가 돼버린 몇몇 시인들의 시집을 들척거리다 그만두었다. 나만큼이나 재미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짐승과 물신이 지배하는 시대에 살며 나는 그저 판타지나 SF영화에 위로받고 있을 뿐..
일상
2025. 2. 20. 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