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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오늘도 비는 내리고, 기어이 우리는 다시 만나고 본문

일상

오늘도 비는 내리고, 기어이 우리는 다시 만나고

달빛사랑 2020. 1. 7. 20:00

어제 지하도에서 잠깐 보고 헤어진 게 아쉬웠던지 오후 두 시 조금 넘어서, 우리집 바로 옆 전가복(정통 중국요릿집)’으로 오고 있는 중이라며 혁재와 로미 커플이 연락을 해왔다. (에고, 마음 약한 녀석들 같으니라고) 미리 가서 주문해 놓으려고 식당에 들어섰더니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라서 간단한 식사 밖에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음, 역시 프로는 다르군) 할 수 없이 부평에서 넘어오고 있던 두 사람에게 사정을 얘기한 후 구월동 대명반점으로 약속장소를 변경했다. (솔직히 오늘은 쉬고 싶었는데…… 하여간 술복은 타고 났다니까) 대명반점에 도착했을 때, 이미 두 사람은 삼선짬뽕과 탕수육을 시켜놓고 먹고 있었다. 나는 이과두주를 시켜서 혁재와 마셨다. 점심때가 한참 지난 시간이었지만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붐볐다. 비 때문인가. 하지만 혼자 와서 술 마시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렇지. 혼술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 대명반점을 나와 근처 갈매기로 자리를 옮겼다. 고량주 탓인가 다른 때보다 심하게 취기를 느꼈다. 잠시 앉아 있다가 7시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내내 말을 걸던 겨울비는 기어코 현관까지 따라왔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러갔다. 하지만 창문을 열었더니 비는 여전히 거리에 있었다. 한숨 같은 이슬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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