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입춘...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다. 본문
절기상, ‘봄이 시작되는 날’ 입춘(立春). 내가 사는 거리의 바람은 한 겨울에 만났을 때보다 더욱 날이 서있고, 더구나 요 며칠 봄기운은커녕, 더욱 혹독한 추위가 머물고 있는 이곳이지만, 그래도 나는 마음으로 봄을 맞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마음’에 대한 다짐의 하나로 얼굴도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장문(長文)의 연서(戀書)―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누구라도 상관없고, ‘아무’라면 또 어떠랴? 지금의 내 행동과 상황에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문득 정현종 시인의 말이 떠올랐다. “꽃은 피고 새는 운다. 그것뿐이다.” 그렇다. 나 역시 그러고 싶어 그러는 것일 뿐, ‘그것뿐이다.’ 지금의 이 몰입이 행복이라면, 행복한 몰입이 사랑이라면.. 연서의 수신자가 누구인들 어떻고, 아무라면 또 어떠랴. 사실 그것은 익명의 그를 위한 편지라기보다는 이곳의 나를 위한 편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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