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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임방울의 <추억> 본문

일상

임방울의 <추억>

달빛사랑 2009. 6. 28. 20:45

 

임방울(林芳蔚, 1904년~1961년)은 광주 광산구 송정읍에서 태어난 서편제의 명창이다. 

본명은 임승근(林承根), 임방울은 예명이다. 14세 때 광주에서 박재현에게 〈춘향가〉·〈흥보가〉를 배웠고, 후에 구례에서 유성준(劉成俊)에게 〈수궁가〉·〈적벽가〉를 6년간 배웠다. 25세에 상경하여 김창준·송만갑의 소개로 무대에 올라 〈춘향가〉의 '쑥대머리' 대목을 불러 세상에 알려졌다. 일본에서 취입한 음반 '쑥대머리'는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만주 등에서 100만 장이나 팔렸다고 하며 지금도 그가 취입한 레코드가 전하고 있다. 그의 소리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맑고 아름다운 성음에 성량이 풍부하여 막힌 데가 없는 통성(通聲)이었다. 창극이 성행하던 시절에도 창극운동에는 전혀 가담하지 않고 판소리의 전통을 지킨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판소리 5마당에 모두 정통하나 특히 〈춘향가〉 중 옥중가 대목의 '쑥대머리'와 〈수궁가〉에서 '토끼와 자라' 대목이 장기이다. 단가 〈호남가〉를 작곡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소리는 박귀희·한애순·김용준 등이 이어받았다. 2000년 10월 20일 문화의 날을 맞아 문화예술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은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임방울

 

삶이 어찌 이다지 소용돌이치며

도도히 흘러갈 수 있단 말인가

그 소용돌이치는 여울 앞에서

나는 백 년 잉어을 기다리고 있네

어느 시절이건 시절을 앞세워

명창은 반드시 나타나는 법

유성기기 음반 복각본을 틀어놓고,

노래 한 자락으로 비단옷을 지어 입었다는

그 백 년 잉어를 기다라고 있네

들어보시게, 시절을 뛰어넘어

명창은 한 번 반드시 나타나는 법

우당탕 퉁탕 울대를 꺾으며 저 여울을 건너오는,

임방울, 소리 한가락으로 비단옷을 입은 늙은이

삶이 어찌 이다지 휘몰아치며

도도히 흘러갈 수 있단  말인가-송찬호

 

 

       추억

이 노래는 임방울 명창이,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을 애도하여 창작한 노래다.

노무현 대통령 노제 때 안숙선 명창에 의해 불려지기도 했는데,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진양조의 비통하고 애절한 가락이 맘을 울린다.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도 첩첩한디 혼은 어디로 향하신가

황천은 어디라고 그리쉽게 가럇든가 그리쉽게 가럇거든

당초에 나오지를말았거나 왔다가면 그저나 가지

노던 터에다 값진 이름을 두고가며 동무에게 정을 두고 가서

가시는 임을 하직코 가셨지만 세상에 잇난 동무들을 백년을 통곡헌들

보러 올줄을 어느 뉘가 알며 천하를 죄다 외고 다닌들

어느 곳에서 만나보리오 무정하고 야속헌 사람아

전생에 무슨 함의로 이 세상에 알게 되야서

각도 각골 방방곡곡 다니던 일을 곽속에 들어서도 나는 못잊겠네

원명이 그뿐이었던가 이리 급작스리 황천객이 되얏는가

무정하고 야속헌 사람아 어데를 가고서 못오는가

보고지고 보고지고 임의 얼굴을 보고지고-임방울

 

 

 

임방울의 장례식 모습..

후배 기생, 명창들이 마지막 길을 함께 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가끔 사무실에 앉아 <쑥대머리>나 이 노래 <추억>을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시려온다. 어느 시인은 그의 시에서

'한 사람의 노래가 만 사람을 울리노라'라고 노래한 바가 있는데, 나는 명창들의 절창을 듣고 있노라면, 그의 말이

백 번 천 번 지당한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시인 묵객들의 감동적인 시구(가사)들은 그것을 표현해줄

절절한 목소리를 만났을 때, 청중들의 가슴에 더욱 묵직한 감동으로 자리할 수 있으리라는 건 불문가지 일이다.

이러니 어찌 예술, 그리고 예술가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입으로 부르고, 

귀로 들으며,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공감각적인 예술.... 

임방울의 노래가 시와 만났을 때 이루어지는 정서의 화학작용을 나는 그렇게 부른다. [달빛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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