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늙은 야바위꾼 본문
그에게도 훈장은 있다
전과 5범의 경력과 팔뚝의 칼자욱
그 세계에서 그는 전문가였으므로
그의이력(履歷)은 치욕이 아니라 영광이었다
깊게 패인 주름살 속으로 흐르는
잃어버린 시간의 강
가끔 그는 심하게 기침을 한다
최근엔 손이 떨려 자주 실수를 하지만
이길 수 있는 확률의 유혹을
결코 떨쳐버리지 못하는 그,
그는 운명과의 내기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야바위판 같은 세상과의 다툼에선
그 역시 약자였으므로...
운 없는 가장들의 때절은 지폐 몇 장이
그의 한평생을 지탱해 주던 유일한 밥줄,
최후의 내기에선
자신마저 걸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못한다.
몇 올 남지 않은 머리를 쓸어 올리며
좌판을 정리하는 초라한 승부사 그러나
무뎌진 손놀림과는 달리
아직도 표정만은 전문가다운
늙은 저 야바위꾼.[달빛사랑]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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