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불면.... 본문
아내가 두드리는 컴퓨터 키보드
경쾌한 음계를 따라 걷다가,
그녀의 소설 속
천 글자 이내로 삶이 마감되는
소년의 죽음을 애도하다가,
애도하며 쓸쓸히 다시 걷다가
마침내 다다르는 아내의 꿈 속, 그곳엔
압축과 분리와 수정과 저장
모든 통과의례를 마친 자음과 모음들이
거친 숨을 고르며 오롯이 앉아 있네
나의 잠으로 이어진
굵은 동아줄을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
잉크젯 프린터 느린 보폭으로 걸어나오면
낯익은 표정으로 나를 맞는 새벽,
나는 또 새벽에 홀로 서 있네.
- moon.g.b. '달빛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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