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아버님 가시던 날.... 장례식 풍경 본문

일상

아버님 가시던 날.... 장례식 풍경

달빛사랑 2009. 1. 18. 23:49

 

 

 

1930년 함경북도 경성에서 출생, 어릴 때부터 수재소리를 들음.
함경북도 소재 경성고등학교를 다니시다가 서울로 내려와 보성고등학교에 편입,
졸업 후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 재학 중 터진 한국 전쟁에 참전.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셨던 아버님께서는 미군 헌병대 통역 장교로 차출.
작전 중 함께 한 미군이 밟은 지뢰로 상처를 입으시고 충무무공훈장을 받으심.
전쟁이 끝난 후, 학교로 복학하지 않고, 한국군 헌병대 장교로 직업군인의 길을 걸으심.
소령으로 예편 후, 한국모토로라에 특채, 88년까지 근무하시다 퇴직하심.
그리고 유니버셜텔레콤이라는 모토로라 무전기 총판 회장으로 근무하시다가
일선에서 물러난 후 등산과 독서, 여행으로 소일하심.
그러다가.....
2002년 최초로 간경화 진단 받음.

2005년 간암 진단 받음.
본격적 투병이 시작됨. 상태 일시적으로 호전됨.
좋아지던 상태가 2007에 들어서면서 다시 악화됨.
의연함을 잃지 않으시고 열심히 투병.. 상태가 일시적으로 호전됨.
2008년 11월 내장산 등산을 마치고 돌아오셔서 각혈을 하고 응급실에 입원.
중환자실에서 1달간 치료를 받으시다 잠시 일반 병실로 내려오심.
다시 각혈..
중환자실에 다시 입실...
입실 일주일만인 2009년 1월 14일 1시 40분 운명하심.

 

 <첫째 날 - 빈소>

빈소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202호실.. 평소에 꽃을 좋아하셨는데....

마지막 가시는 길... 원없이 꽃에 둘러싸이셨군요.  

 

 

 

화환이 도착하기 시작하고... 평소에 화환의 진열을 자기 과시이거나 쓸데없는 낭비라고

생각해왔지만...  저 화환들이 아버님 가시는길을 폼나고 환하게 밝혀줄 수 있다면.. 좋겠다.

 

 <발인>

 

아버님 가시는 날.. 병원을 나설 때 한 두 송이 내리기 시작하던 눈은, 성남 화장장에 도착했을 때는

제법 굵은 눈송이가 되어 소담스럽게 내리고 있었다. 장례차와 유족들의 처진 어깨 위로

자상한 아버님의 손길처럼 내려와 앉던 눈송이들....

 

 '이낙호'.... 이제 저 이름은 '입'으로가 아니라, '마음'으로만 소리없이 불려질 것이다.

 

 화장이 끝나고... 장지인 대전 현충원으로 가기 위해 이동 중인 유족들....

 

 

 장례차 차창 밖으로 보이는, 눈 내리는 하늘에서 살짝 얼굴을 내민 해... 아버님 마음이신가?

 

 대전 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합동 안장식 모습.. 이날 여섯 영혼이 아버님과 먼길을 함께 했다. 

상주들 중, 고인이 된 해군 중령의 젊은 미망인의 모습이 눈물겨웠다.

 

 장례 의전  사병들에 의해 장교 묘역으로 이동중인 아버님의 유해

 

아버님께서 영원히 휴식을 취하실 하관 터... 가묘와 임시 묘비...

49제가 끝나는 약 두 달 후에나 비석을 포함한 묘역이 완성된다고 한다.  

 

<하관>

 

 어머님께서 먼저 취토를 하시고....

 

 이어서 처남이 취토를 하고....

 

 딸들의 취토가 끝난 후....

 

아들 수현이와 조카들의 취토..... 

 

하관을 마치고 아버님의 '연도'를 기원하는 미사(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삼우제>

 갑자기 너무너무 많은 비가 내려 잠시 천막 밑에서 대기중인 가족들....

 비에 젖은 임시 묘비

 

미국에 계신 외삼촌도 오시고.... 

좀처럼 멎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빗줄기.... 

 

  

 

 

 

 

발인 하는 날에는 그렇게도 많은 눈이 내리더니...

삼우제 날에는 한 여름 폭우처럼 비가 내렸다.

이제 눈 오는 날이나 비가 내리는 날이면 눈과 비를 심상하게 보지 못할 것 같다.

아버님께서 우리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들과

우리가 아버님께 미처 드리지 못한 말들은

내리는 빗물과 함께 흐르고 흘러... 마침내

우리의 맘 속에 이르면.... 그리움의 강이 되어 흐를 것이다.

아버님.... 주변에 친구들이 많죠?

그분들과 재밌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시면서 편히 쉬세요. 자주 오겠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