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그린다는 것은 무엇이냐?" 본문
도화서 스승 홍도가 제자 윤복에게 묻는다.
"그린다는 것은 무엇이냐?"
"그린다는 것은 그리워하는 것이 아닐는지요?"
"어째서 그러하냐?"
"가령, '저문 강 노을지고 그대를 그리노라'라고 읊을 때, 강을 그리는 것은 곧 못견디게 그리워함이 아닙니까?"
"...계속 해 보아라."
"그림이 그리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리움이 그림이 되기도 합니다."
"어째서 그러하냐?"
"그리운 사람이 있으면 얼굴 그림이 되고, 그리운 산이 있으면 산 그림이 되기에 그렇습니다. 문득 얼굴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이 그립고, 산 그림을 보면 그 산이 그리운 까닭입니다."
―소설, '바람의 화원' 중에서
참 멋진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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